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 알랭 드 보통의 유쾌한 철학 에세이 알랭 드 보통 지음 ; 정명진 옮김 생각의나무 2005

진정한 친구들은 절대로 우리를 세속적인 잣대로 평가하지 않으며, 그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우리의 내면적인 자아다. (94)
삶의 본연의 목적이라는 잣대로 측량하면, 빈곤은 커다란 부고 무한한 부는 커다란 빈곤이다.(113)
철학의 임무는 우리의 바람이 현실세계의 단단한 벽에 부딪힐 떄 가능한 한 부드럽게 안착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다(130)
근심이란 불확실한 상황에 처해 심리적 동요를 느끼는 상태를 말하는데, 이런 경우 당사자의 마음에는 어떤 일이 최선의 결과로 끝났으면 하는 바람과 최악의 결과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교차하게 된다.(세네카)(151)
그렇다면 값비싼 물건들이 크나큰 기쁨을 안겨다 주지 못하는데도 우리가 그런 것들에 그렇게 강하게 끌리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자신의 두개골 옆면에 구멍을 뚫게 한 편두통 환자가 저지른 것과 비슷한 잘못 때문이다. 말하자면 값비싼 물건들은,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따로 있는데도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할 때 그럴듯한 해결책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건들은 우리가 심리적 차원에서 필요로 하는 어떤 것들을 마치 물질적 차원에서 확보하는 듯한 환상을 준다. 우리는 자신의 마음을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는 않고, 새로운 물건이 진열된 선반으로 끊임없이 이끌린다. 우리는 친구들의 우정 어린 충고 대신에 캐시미어 카디건을 구입한다.(107)
돌파구를 뚫고, 외교사절을 이끌고,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분명 눈부신 행위들이다. 하지만 꾸짖고, 물건을 사고팔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그리고 그대 자신과 더 나아가 그대의 식솔과 마찰없이 공평하게, 그대 자신을 속이거나 게으르지 않고, 잘 어울려 사는 것보다 더 눈부시고, 또 드물고 어려운 일은 없다. 사람들이야 어떻게 보든, 그처럼 남에게 드러나지 않는 삶이야말로 그렇지 않은 삶들 못지않은 긴장과 무게로 각자의 직분에 충실하다.(243)
우리와 전혀 관계없으면서도 마음을 꿰뚫어보듯 우리들의 머리 속에 들어 있는 생각들을, 우리 자신들마저 도저히 따를 수 없을 정도로 명확하게, 심리적으로 정확하게 그려내는 저자들을 만나면 누구나 그들의 글을 인용하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그들은 우리 자신들보다도 우리를 더 잘 아는 것 같다. 그들의 글에서는 우리의 마음속에 수치심과 낭패감으로 간직돼 있는 것들까지도 우아하고 간결하게 그려진다.(254)
몽테뉴가 자신의 삶이 얼마나 평범하고 개인적이었는지에 대해 그렇게
많은 정보를 털어놓은 이유는 아마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요점을 충분히 납
득시키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들려주고자 했던 것도 그런 목적에서였다
그는 사과를 좋아하지 않았다:”나는 멜론을 빼고는 다른 과일을 지나치
게 좋아하지 않는다”(266)
겉으로 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이 그 옛날에 사색에 빠졌던 사람들과 전혀 닮지 않았다고 해서 낙담할 이유는 전혀 없다. 몽테뉴가 우리의 현실까지 반영하여 그린 반쯤은 이성적인 인간 존재의 초상은 그리스어를 한마디도 못 하고, 방귀를 뀌고, 식사 전후에 마음이 달라지고, 책에 싫증을 내고, 고대의 철학자를 아무도 모르고,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와 스키피오 아에밀리아누스를 바꿔 적을 수도 있다. 평범하고 도덕적인 삶이라면, 비록 지혜를 얻으려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우둔함에서 몇 발 벗어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 자체로 충분한 성취를 이룬 삶이다.(267)
쇼펜하우어의 서재에는 자연과학책들이 무척 많았다(310)
쇼펜하우어가 볼 때, 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무의미한 생존을 위해 똑같이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311)